■ 개인 투자/뉴스 스크랩

[2021/01/12] 반도체 수퍼사이클 타고, 삼성전자 폭등의 이유는 무엇일까?

willwill 2021. 1. 12. 12:21

삼성전자가 ‘9만전자’가 됐다. 1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48% 오른 주당 9만1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8일에 이어 이틀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넘치는 유동성과 ‘동학개미’들의 영향이 크다. 최근 두 달간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고, 개인들은 이를 모두 받아 소화했다. 작년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순위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삼성전자 우선주였다. 11월 11일 주당 6만13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두 달 만에 48% 급등했다. 올 들어 지난 한 주(4~8일) 동안에도 동학개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10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3000선과 3100선을 파죽지세로 돌파하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목표 주가를 12만원으로 전망한 증권사도 있다. 넘치는 유동성에 더해 작년 코로나 사태에도 선방했던 반도체 사업이 올해는 본격적으로 날개를 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너무 급격하게 올랐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좀처럼 듣기 힘든 상황이다.

◇ 자동차 업계에 영향 미치는 반도체 공급 부족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며 삼성전자가 2017~2018년 누렸던 수퍼 사이클(장기 호황) 초입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본다. 작년 하반기 꺾였던 구글·아마존 등 대형 서버 업체의 D램 구매도 작년 12월부터 재개됐다.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D램 가격은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분야인 위탁생산(파운드리), 스마트폰용 반도체(모바일 AP), 이미지센서 사업도 올해 크게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운드리 시장은 현재 공급 부족 상태다. 코로나 사태로 IT 기기 판매가 급증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었고 상대적으로 전기차 등에 공급하는 물량이 줄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줄줄이 감산에 나서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 올 1분기 유럽, 북미, 중국 등에서의 차량 생산량이 기존보다 총 10만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FCA는 고급 세단인 ‘크라이슬러300’ 등을 생산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포드는 미국 켄터키 공장을 1주일간 멈췄다. 일본의 도요타도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픽업트럭을 감산하기로 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인텔에서 반도체를 받아 쓰는 것 대신 자체 칩 설계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더욱 몸값이 높아졌다. 현재 5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이하 미세 공정으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2곳뿐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TSMC에는 주문이 꽉 찼다. 반도체 위탁 생산을 맡길 경우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 인텔도 파운드리 이용 가능성

지난 주말 파운드리 세계 3위인 대만의 UMC 공장 2곳이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된 것도 파운드리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반도체는 매우 예민해 한번 정전이 일어나면 생산 중이던 것을 대부분 폐기 처분해야 하고 정상 가동까지 1~2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미세 공정 진입에 어려움을 보이는 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의 생산을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에 위탁할 수도 있다는 외신 보도, TSMC가 3나노 공정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카메라용 이미지센서와 모바일 칩도 향후 기대되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12일 스마트폰용 반도체 신제품 ‘엑시노스2100’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엑시노스 시리즈는 퀄컴 칩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 나오는 엑시노스2100은 일부 속도 실험에서 퀄컴 칩보다 빠르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 중급형인 엑시노스1080이 중국 업체인 ‘비보' 스마트폰에 탑재되며 올해 엑시노스 시장 점유율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이미지센서도 마찬가지다. 1위인 소니와 큰 차이를 보이던 삼성전자는 고사양인 1억800만화소 이미지센서를 앞세워 격차를 줄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수퍼 사이클 진입을 기대하며 일제히 상승을 외치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고, 파운드리에서 퀄컴 주문 물량 생산을 개시하고, 엑시노스2100 판매량이 증가하는 국면”이라고 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파운드리 경쟁력 확대 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가치 재평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의 거침없는 상승은 ‘모두가 장밋빛 전망을 쏟아낼 때가 꼭지’라는 증권가의 속설을 떠올리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증시에 거품이 잔뜩 끼여 있는 만큼 작은 충격에도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www.chosun.com/economy/tech_it/2021/01/12/R5IOU2QAAVEQZNDUNESCTPEOY/?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